2012/09/15 03:46

2003년부터 사용하던 네이버 블로그를 닫았다. 블로그 이웃 600명, 스크랩수 5천번, 총 방문자수 62만명.

사실, 네이버 메인에도 뜬 적이 있기에 더 정이 가던 블로그였다. 때문에 이렇게 오랜 시간 완전히 닫은 것은 처음인 것 같다.

20대를 마감하며, 나의 철없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 '10년 일기' 같은 블로그 역시 닫아서 접어 놓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.

비록 지금은 모든 글을 비밀글로 굳게 걸어 잠가 두었지만

그 안에는 나의 시도, 소설도, 수필도 있고 나의 삶과 여행과 고뇌와 방황도 고스란히 담겨있다.

그래서, 남에게 들키기는 쑥스럽지만 퇴색되어가는 옛 일을 떠올리며 혼자 추억에 잠기기에는 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간이 된다.  

결국 그 버릇이 남아 또 이렇게 자리만 바꾸어 수다스럽게 이야기를 늘어 놓게 된다.

 

취미생활과 정보만을 올리려고 했던 블로그에, 다시금 나의 일상을 담아보려 한다.

지금 이 순간 순간을 미래 어느 순간에 또 다시 생생하게 추억할 수 있도록......

 


2012년 8월 16일. 또 다시 남미로......

 

나는 코이카 해외봉사단을 통해, 페루에서 2년 동안 한국어 교사로 살다 올해 초 귀국했다. 

정확히 말하면, 2012년 1월 6일에 페루에서 출국했다.

페루를 떠나던 날. 생각지도 않았는데 공항이 눈물바다가 되었다.

스스로를 꽤나 무미건조한 사람이라고 생각 해 왔기 때문에 그렇게 눈물이 날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.

공항까지 나와 준 사람들을 사 주려고 따로 챙겨간 돈을 어떻게 쓸 지에 대해서도 전혀 생각할 여유가 없을 정도로...

다양한 감정이 교차되면서 누구 하나의 눈물을 시작으로 나도, 아이들도 눈물을 펑펑 쏟았다.

그리고 그 날을 생각하면 지금도 그 당시로 돌아간 듯 제멋대로 가슴이 먹먹해진다.

 

 

기분 좋게 보내줘야 한다며 나오는 눈물을 애써 참던 마삐. 결국 나한테 벌개진 눈망울을 들키고 말았다.

 

돌이켜 회자하면, 코이카와 함께했던 2년은 내 평생 경험했던 그 어떤 일들보다 다양하고 감동적인 일이 많았던 시간이었다.

그리고 그 추억을 끝내 못 잊고, 교과부 산하 협회의 번듯한 정규직을 마다하고 이렇게 또 나와 버렸다. 무작정.

그리고 지금, 나는 볼리비아의 수도 라 파스에 있다.

 

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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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Drama Holic